올여름, 유난히 덥다는 예보에 벌써부터 에어컨 리모컨을 만지작거리시나요? 시원한 바람은 반갑지만, 다음 달 날아올 전기세 고지서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특히 구형 에어컨, 즉 정속형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죠. “인버터 에어컨이 전기세가 덜 나온다던데…” 하는 말에 괜히 우리 집 에어컨이 미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긴 이릅니다. 조금만 사용 습관을 바꿔도 정속형 에어컨으로 전기세 폭탄을 피하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정속형 에어컨 전기세 절약 핵심 3줄 요약
- 정속형 에어컨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멈추므로, 더울 때 강하게 틀고 시원해지면 껐다가 다시 더워지면 켜는 ‘껐다 켰다’ 신공이 중요합니다.
-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 설정 온도를 2~3도 높여도 비슷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전기 요금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 주기적인 필터 청소와 실외기 주변 정리만으로도 냉방 효율이 눈에 띄게 올라가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막을 수 있습니다.
내 에어컨, 정속형일까? 인버터일까? 간단 확인법
전기세 절약의 첫걸음은 우리 집 에어컨 종류를 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정속형과 인버터 에어컨은 작동 방식이 달라 절약 방법도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에어컨 옆면 스티커 확인하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에어컨 실내기나 실외기 옆면에 붙어있는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 라벨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라벨의 ‘냉방 능력’ 또는 ‘소비 전력’ 항목을 살펴보세요.
- 정속형 에어컨: 냉방 능력이나 소비전력이 ‘정격’ 또는 단일 값(예: 6,500W)으로만 표시되어 있습니다.
- 인버터 에어컨: ‘정격/중간/최소’ 또는 ‘최소/중간/정격’과 같이 여러 단계로 구분되어 표시됩니다.
모델명으로 확인하기
오래된 모델이라 스티커가 훼손되었다면 모델명을 확인하여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삼성 에어컨, LG 휘센, 캐리어 에어컨, 위니아 등 제조사 홈페이지나 관련 커뮤니티에서 모델명으로 정속형인지 인버터형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2011년 이전에 생산된 벽걸이 에어컨이나 스탠드 에어컨은 정속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구분 | 정속형 에어컨 | 인버터 에어컨 |
|---|---|---|
| 작동 방식 | 설정 온도 도달까지 100% 가동 후 실외기 정지, 온도 상승 시 다시 100% 가동 반복 | 희망 온도에 따라 컴프레서 회전 속도를 조절하여 최소한의 전력으로 온도 유지 |
| 전기 요금 | 잦은 ON/OFF로 전력 소모가 큼 | 꾸준히 켜둘 경우 전기 요금 절약 효과 |
| 효과적인 사용법 | 짧은 시간 강하게 틀고, 시원해지면 끄기 반복 | 장시간 켜두는 것이 유리함 |
정속형 에어컨 전기세 폭탄 피하는 현실적인 방법 5가지
우리 집 에어컨이 정속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이제 실전입니다. 아래 5가지 방법만 꾸준히 실천해도 누진세 걱정을 덜고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습니다.
1. ‘껐다 켰다’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정속형 에어컨 절약의 가장 큰 핵심은 ‘껐다 켰다’를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인버터 에어컨은 계속 켜두는 것이 유리하지만, 정속형은 반대입니다. 정속형 에어컨의 컴프레서는 무조건 100%의 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작동을 멈추고 더워지면 다시 100%로 가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력 소모가 가장 큽니다. 따라서 처음 에어컨을 켤 때 희망 온도를 낮게, 바람은 강풍으로 설정해 실내를 빠르게 시원하게 만드세요. 그 후 실내가 충분히 시원해졌다고 느껴지면 에어컨을 끄고, 다시 더워지면 켜는 방식을 반복하는 것이 전기 요금 절감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2. 선풍기, 서큘레이터와 환상의 짝꿍
에어컨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을 켜고 선풍기나 공기순환기를 함께 틀면 찬 공기가 실내에 더 빠르고 고르게 퍼져나갑니다. 이렇게 하면 체감 온도가 실제 온도보다 2~3도 낮게 느껴져 에어컨의 희망 온도를 그만큼 높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에어컨 설정 온도를 1도만 높여도 소비 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으니, 선풍기와의 조합은 정속형 에어컨 사용자에게는 필수 전략입니다. 에어컨 날개는 위쪽을 향하게 해 찬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자연스럽게 내려오게 하고, 선풍기는 천장이나 벽을 향하게 하여 공기 순환을 돕는 것이 좋습니다.
3. 필터 청소, 선택이 아닌 필수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공기 순환을 방해하여 냉방 효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는 곧 불필요한 전력 낭비로 이어져 전기세 폭탄의 원인이 됩니다. 최소 2주에 한 번씩 필터를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냉방 효과를 60%까지 높이고, 전기 요금을 최대 27%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필터 청소는 어렵지 않습니다. 에어컨 설명서를 참고해 필터를 분리한 후, 흐르는 물에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제거하고 그늘에서 완전히 말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4. 실외기 관리, 전기세 절약의 숨은 공신
흔히 실내기만 신경 쓰기 쉽지만, 진짜 전기세를 좌우하는 것은 실외기일 수 있습니다. 실외기는 더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과열되어 전력 소비량이 급증할 수 있습니다. 실외기 주변에 공기 순환을 방해하는 물건이 있다면 치우고,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실외기 덮개나 차양막을 설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실외기 열교환기에 먼지가 많이 꼈다면 부드러운 솔로 가볍게 털어내는 것만으로도 냉방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단열로 냉기 손실 최소화하기
아무리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도 창틈이나 문틈으로 냉기가 새어 나간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냉방 효율을 높이고 전기세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단열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름철 폭염이 심할 때는 암막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활용해 외부의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창문에는 ‘뽁뽁이'(단열 시트)를 붙이고, 문틈은 문풍지로 막아 외부와의 열 교환을 최소화하세요. 이렇게 하면 한번 시원해진 실내 온도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에어컨 컴프레서의 가동 시간을 줄여 결과적으로 전기 요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