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음식만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피부에 트러 V-L이 나거나,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시나요? 병원에 가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답답하셨다면, ‘지연성 음식 알레르기’와 ‘면역글로불린 G4(IgG4)’ 검사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부 병원이나 클리닉에서는 이 검사를 통해 음식 알레르기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오늘 그 논란의 중심, 면역글로불린 G4와 음식 알레르기의 연관성에 대해 속 시원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면역글로불린 G4와 음식 알레르기 핵심 요약
- 면역글로불린 G4(IgG4)는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아닌, 우리 몸의 정상적인 면역 관용 반응일 수 있습니다.
- 실제로 의학계에서 주목하는 것은 ‘IgG4 관련 질환’이라는 별개의 자가면역질환입니다.
- 음식 알레르기의 정확한 진단은 IgE 항체 검사 및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IgG4 검사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면역글로불린 G4(IgG4), 친구일까? 적일까?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외부 침입자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정교한 군대와 같습니다. 이때 ‘항체’라는 무기를 사용하는데,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이 바로 그것입니다. 면역글로불린에는 여러 종류(IgG, IgA, IgM, IgE, IgD)가 있으며, 그중 IgG는 혈액에 가장 흔한 항체입니다. IgG는 다시 4개의 아형(IgG1, IgG2, IgG3, IgG4)으로 나뉩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면역글로불린 G4(IgG4)는 본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불필요한 면역 반응을 막는 조절자 역할을 합니다. 흔히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하면 IgE 항체를 떠올립니다. IgE는 특정 물질에 반응해 히스타민 같은 물질을 분비시켜 두드러기, 가려움, 호흡 곤란 등 즉각적인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합니다. 반면, 일부에서는 IgG4가 음식 섭취 후 수 시간에서 수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지연성 음식 알레르기’의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주류 의학계에서는 아직 명확하게 인정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오히려 특정 음식에 대한 IgG4 수치가 높다는 것은 우리 몸이 그 음식을 ‘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는 관용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진짜 주목해야 할 ‘IgG4 관련 질환’
면역글로불린 G4 수치가 의미를 갖는 경우는 바로 ‘IgG4 관련 질환(IgG4-Related Disease)’을 진단할 때입니다. 이는 비교적 최근에 알려진 희귀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 체계의 오류로 인해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IgG4 관련 질환의 특징과 증상
IgG4 관련 질환은 혈청 내 IgG4 수치가 높아지고, IgG4를 생성하는 형질세포가 여러 장기에 침투하여 염증, 종괴(덩어리), 섬유화(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현상)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로 인해 장기가 점차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장기를 침범할 수 있어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흔히 침범되는 장기와 관련 질환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췌장: 자가면역 췌장염
- 담관: 경화성 담관염
- 침샘·눈물샘: 미쿨리츠병 (Mikulicz’s disease)
- 갑상선: 리델 갑상선염 (Riedel’s thyroiditis)
- 신장, 폐, 후복막, 대동맥, 림프절 등
침범된 장기에 따라 체중 감소, 피로, 황달, 복통, 안구 돌출, 침샘이나 림프절 부종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IgG4 관련 질환의 진단은 여러 과정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집니다.
- 혈액 검사: 혈청 IgG4 농도를 측정합니다. 정상 수치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만으로 확진하지는 않습니다.
- 영상 검사: CT나 MRI 등을 통해 장기의 부종이나 종괴 형성 여부를 확인합니다.
- 조직 검사 (생검): 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으로, 침범된 장기의 조직을 일부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합니다. IgG4 양성 형질세포의 침윤, 특징적인 섬유화 소견 등을 확인하여 확진합니다.
진단 과정에서는 암, 림프종이나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와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의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요 치료 목표는 염증을 억제하고 장기 손상을 막는 것입니다. 일차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재발이 잦은 편이며,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 면역억제제나 리툭시맙과 같은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질환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되어 산정특례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구분 | 음식 알레르기 (IgE 매개) | IgG4 관련 질환 |
|---|---|---|
| 관련 항체 | IgE | IgG4 |
| 주요 개념 | 특정 음식에 대한 즉각적인 면역 과민 반응 | 전신성 자가면역 섬유 염증 질환 |
| 주요 증상 | 두드러기, 가려움, 호흡 곤란, 아나필락시스 등 | 장기별 종괴/부종, 섬유화, 체중 감소, 피로 등 |
| 진단 | 혈액검사(IgE), 피부반응검사, 유발시험 등 | 혈액검사(IgG4), 영상검사, 조직검사 등 |
그래서, IgG4 음식 알레르기 검사, 받아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의 알레르기 전문의들은 음식 알레르기 진단을 목적으로 IgG4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음식에 대한 IgG4 항체는 알레르기 반응이 아닌 정상적인 면역 반응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인 경우가 많으며,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특정 음식 섭취 후 불편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IgG4 검사를 섣불리 받기보다는 알레르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는 증상을 자세히 듣고 IgE 항체 검사나 피부반응검사, 필요한 경우 음식물 유발 시험 등을 통해 원인을 정확하게 감별할 것입니다. 불필요한 IgG4 검사로 인해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식단은 오히려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의료적 판단이 필수적입니다. 면역글로불린 G4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만약 몸에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