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 코인 뜻, 테라 루나 사태로 알아보는 리스크 5가지

암호화폐 투자, 높은 수익률만큼이나 아찔한 변동성에 마음 졸인 적 있으신가요? 어제는 웃고 오늘은 우는 롤러코스터 같은 투자에 지쳤다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되어 ‘안전자산’처럼 여겨졌죠.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한때 시가총액 5위권에 달했던 ‘테라(UST)’와 ‘루나(LUNA)’가 단 며칠 만에 휴지 조각이 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이 사건은 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고,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도대체 스테이블 코인이란 무엇이고, 왜 이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진 걸까요?



스테이블 코인 핵심 요약

  •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페깅)하여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입니다.
  • 담보 종류에 따라 법정화폐 담보형(USDT, USDC), 암호화폐 담보형(DAI), 그리고 아무런 담보 없이 알고리즘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알고리즘형(과거 UST)으로 나뉩니다.
  •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구조적 결함과 시장의 신뢰 붕괴가 불러온 예견된 참사였으며, 이는 스테이블 코인 투자에 숨겨진 5가지 주요 리스크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무엇일까?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은 이름 그대로 ‘안정적인(Stable)’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입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일반 암호화폐는 극심한 가격 변동성 때문에 실제 화폐처럼 사용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보통 미국 달러(USD)와 같은 특정 법정화폐의 가치에 1:1로 고정(페깅, Pegging)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즉, 1 스테이블 코인이 항상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덕분에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변동성이 큰 자산을 잠시 보관하는 안전자산 역할을 하거나, 해외 송금 및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스테이블 코인의 종류와 작동 원리

스테이블 코인은 그 가치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즉 어떤 담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종류 주요 코인 작동 원리 장점 단점
법정화폐 담보형 USDT(테더), USDC(서클), BUSD, TUSD 발행사가 은행에 예치한 달러 등 법정화폐를 1:1 비율로 담보로 삼아 코인을 발행합니다. 직관적이고 안정성이 비교적 높습니다. 발행사를 신뢰해야 하는 중앙화 문제와 준비금의 투명성 문제가 존재합니다.
암호화폐 담보형 DAI(메이커다오) 이더리움(ETH) 등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맡기고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합니다. 담보 자산의 가치 하락에 대비해 보통 발행하려는 코인 가치보다 더 많은 담보(초과 담보)를 요구합니다. 탈중앙화되어 있으며, 모든 과정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담보로 잡힌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과 자동 청산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알고리즘 기반 (과거) UST(테라) 별도의 담보 자산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 알고리즘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여 가격을 1달러에 고정시킵니다. 담보가 없어 자본 효율성이 높고, 완전한 탈중앙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설계가 복잡하고, 시장의 급격한 충격에 취약하여 디페깅(De-pegging, 가치 고정이 깨지는 현상) 위험이 매우 큽니다.

테라·루나 사태로 드러난 스테이블 코인의 5가지 리스크

한때 스테이블 코인의 혁신으로 불렸던 테라(UST)와 루나(LUNA)의 붕괴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사태는 스테이블 코인, 특히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가진 내재적 위험을 명확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리스크 1 디페깅(De-pegging)과 죽음의 소용돌이

테라(UST)는 1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자매 코인인 루나(LUNA)를 활용하는 독특한 알고리즘을 사용했습니다. UST의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지면, 투자자들은 1달러 가치의 루나로 UST를 교환할 수 있게 하여 UST 공급량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었습니다. 반대의 경우엔 루나를 소각하며 UST를 발행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였지만, 대규모 UST 매도 사태가 발생하며 1달러 페깅이 깨지자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습니다. UST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루나가 시장에 대량으로 풀리면서 루나의 가치가 폭락했고, 이는 다시 UST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져 매도를 부추기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두 코인 모두 가치가 0에 수렴하며 붕괴했습니다. 이 사건은 담보 없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을 때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리스크 2 준비금의 불투명성과 신뢰 문제

테라 사태 이후,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 코인들 역시 준비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시가총액 1위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는 오랫동안 준비금이 실제로 1:1 비율로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발행사가 정기적인 감사를 통해 준비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코인의 가치가 보장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테더는 미국 국채 비중을 늘리는 등 담보 자산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투명성과 신뢰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리스크 3 중앙화된 발행 주체의 위험

USDT나 USDC 같은 대부분의 주요 스테이블 코인은 테더(Tether)나 서클(Circle)과 같은 특정 기업이 발행하고 관리합니다. 이는 탈중앙화를 핵심 가치로 하는 암호화폐의 정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중앙화된 주체는 정부의 규제, 경영상의 문제, 혹은 해킹과 같은 외부 공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USDC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당시 준비금 일부가 해당 은행에 묶여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시적으로 1달러 페깅이 깨지는 디페깅 현상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는 발행사의 문제가 곧바로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 문제로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리스크 4 DeFi(탈중앙 금융)와의 결합이 낳는 파생 리스크

스테이블 코인은 디파이(DeFi)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사용자들은 스테이블 코인을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스테이킹)하거나 유동성을 공급하고, 그 대가로 높은 이자(APY, APR)를 받는 ‘이자 농사(Yield Farming)’를 할 수 있습니다. 테라 생태계의 ‘앵커 프로토콜’은 UST 예치 시 연 20%에 가까운 파격적인 이자를 지급하며 수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았습니다. 하지만 이 높은 이자는 결국 지속 불가능한 구조였고, UST 붕괴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디파이의 높은 수익률은 스마트 컨트랙트의 취약점, 해킹, 그리고 스테이블 코인 자체의 붕괴 리스크와 결합하여 투자자에게 예측 불가능한 손실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리스크 5 규제의 불확실성

테라 사태 이후 전 세계 금융 당국은 스테이블 코인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포괄적인 가상자산 규제 법안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를 시행했으며,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에 엄격한 준비금 및 투명성 요건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규제하는 법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투자자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산업의 성장을 위축시키거나 특정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을 제한하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규제가 어떻게 적용되느냐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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