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을 위해 위고비 주사를 처방받았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에 혹시 ‘위고비 나눠맞기 표’를 검색해 보셨나요? 비싼 약값을 아껴보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 ‘절약 꿀팁’이 당신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실제로 많은 분이 비용 부담 때문에 고용량 펜을 처방받아 가족이나 지인과 나눠 쓰거나, 정해진 용량을 임의로 쪼개서 여러 번 투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의사들이 절대 권장하지 않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위고비 나눠맞기, 의사들이 반대하는 핵심 이유 3가지
- 정확한 용량 조절 실패로 인한 효과 저하 및 부작용 증가
- 세균 감염의 위험성 증대
- 의약품 오남용 및 안전 규정 위반
비만치료제 위고비, 어떤 약이길래
체중 감량의 새로운 희망, GLP-1 유사체
위고비(Wegovy)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의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 비만치료제입니다. 우리 몸의 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뇌의 포만 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 운동을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킵니다. 이를 통해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매일 투여해야 했던 삭센다(Saxenda)와 달리 주 1회 자가 주사 방식으로 편의성을 크게 높였고, 임상 연구에서 삭센다보다 월등한 체중 감량 효과(평균 15~18%)를 보여주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 덕분에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비만 환자나, 고혈압, 당뇨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kg/㎡ 이상 과체중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사용됩니다.
부담스러운 약값, 나눠 맞고 싶은 유혹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위고비 치료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장벽은 바로 ‘비용’입니다. 위고비는 건강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모든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약값은 용량에 상관없이 1펜당 수십만 원에 달해 장기적으로 투여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용량 펜 하나를 구매해 저용량으로 여러 번 나눠 주사하는, 이른바 ‘위고비 나눠맞기’나 ‘소분’이라는 꼼수를 찾게 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위고비 나눠맞기 표’나 클릭 수, 칸 수를 계산하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의사들이 위고비 나눠맞기를 절대 권장하지 않는 이유
첫째, 정확한 용량 조절이 불가능합니다
위고비 펜은 0.25mg, 0.5mg, 1.0mg, 1.7mg, 2.4mg 등 단계별로 정확한 용량을 투여하도록 설계된 의료기기입니다. 특히 치료 초기에는 부작용을 줄이고 적응도를 높이기 위해 저용량으로 시작해 16주에 걸쳐 서서히 유지 용량까지 증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나눠맞기 표’에 의지해 펜의 다이얼 클릭 수만으로 용량을 계산하는 것은 투약 오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용량이 너무 적으면 기대했던 식욕 억제나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없어 정체기를 겪게 되고, 반대로 용량이 너무 많으면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와 같은 소화기계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각한 경우 급성 췌장염이나 담석증 같은 위험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세균 감염에 매우 취약해집니다
위고비 펜과 주사침은 철저히 무균 상태로 포장된 1인 사용 원칙의 의료기기입니다. 하나의 펜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것은 주사침을 매번 교체하더라도 절대 안 됩니다. 이는 혈액을 매개로 한 심각한 감염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을 소분하기 위해 주사기로 약액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공기 중의 세균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오염된 주사액을 투여할 경우 주사 부위(복부, 허벅지, 팔 등)에 피부 감염을 일으키거나, 최악의 경우 균이 혈액으로 침투해 패혈증과 같은 전신 감염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제조사(노보노디스크)는 개봉 후 6주 이내 사용을 권장하는데, 나눠 맞기를 할 경우 이 기한을 넘기기 쉬워 약물의 변질 위험 또한 커집니다.
구분 | 올바른 사용법 | 나눠 맞기의 위험성 |
---|---|---|
사용자 | 처방받은 본인 1인 사용 | 여러 명이 공유 시 교차 감염 위험 |
용량 조절 | 정해진 용량 다이얼로 정확히 투여 | 부정확한 용량으로 효과 감소 및 부작용 증가 |
위생 | 무균 상태의 펜으로 안전하게 주사 | 소분 과정에서 세균 오염 가능성 높음 |
보관 및 기한 | 냉장 보관, 개봉 후 6주 이내 사용 | 사용 기한 초과로 인한 약물 변질 우려 |
셋째, 명백한 의약품 오남용입니다
전문의약품인 위고비를 의사의 처방 없이 타인과 공유하거나, 처방된 용법과 용량을 무시하고 임의로 변경하여 투여하는 행위는 의약품 오남용에 해당합니다. 이는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이며, 잠재적인 법적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습니다. 비만 클리닉이나 내과, 가정의학과 등 어떤 병원에서도 의사가 환자에게 ‘나눠맞기’를 권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오히려 일부 병원에서 암암리에 고용량을 처방하며 나눠 맞기를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는 환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매우 비윤리적인 행위입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가이드에 따라야 합니다.
비용 부담,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
위고비 나눠맞기의 유혹에 빠지는 대신,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가장 먼저 전문의와 상담하여 현재 본인의 상태와 경제적 상황에 맞는 치료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고비 외에도 삭센다나 마운자로, 리벨서스 등 다른 기전이나 가격대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정보를 얻고 본인에게 더 적합한 약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체중 감량 시 발생할 수 있는 근손실을 막기 위해 충분한 단백질 섭취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이며, 건강한 생활 습관의 변화가 동반될 때 요요 없는 성공적인 체중 감량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